33년 만에 만난 친구

군입대 동기를 33년 만에 만났습니다. 훈련소 같은 소대였고 침상 바로 옆자리를 썼던 동기입니다. 나중에는 같이 신병교육대 조교로 차출되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함께 군생활을 했었지요. 전역 후에는 서로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아 보니 바로 그 친구였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저를 찾아 33년 만에 연락이 이뤄져 지난 토요일에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직원 수십 명을 두고 있는 아이티회사의 대표이니 열심히 살아온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점은 지금은 신앙인이 된 친구의 모습이었습니다. 믿는 자매를 만나 결혼해 예수를 믿으면서 교회에서는 집사로, 담임목사님에게는 개척부터 지금까지 24년간 충직한 동역자로 섬기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배우자가 교회를 다녀야만 결혼하겠다고 해 그렇게 신앙 안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교회를 다녀야만 결혼을 하겠다는 말에 아내를 설득할 욕심으로 순순히 그러겠노라고 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본색(?)을 드러내기 마련인데 그 친구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신앙을 거부하지 않았던 이유를 물었더니 결혼 전까지 주변에 좋은 신앙인들을 만났던 경험이 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동안 만났던 신앙인들이 그 친구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었더라면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신앙생활을 요구받았을 때 그리 쉽게 대답하지 못했을 텐데 말입니다.

제가 그 친구를 억지로 교회로 데리고 가지는 못했지만, 수요예배와 주일저녁예배를 마치고 나면 주전자 한가득 커피나 생강차를 끓여 외곽 초병들을 포함해 모든 야간 근무자에게 따라주며 격려하고 기도해 주었던 기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입을 열어 “예수 믿어라. 믿으면 천국간다.”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크리스천으로서 바른 생활은 그렇게 주변 사람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하고 어떤 계기가 생길 때(물론 그 친구의 계기는 결혼이었지만) 교회에 다니거나 예수님을 믿는 일에 거부감 없이 좀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성경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한데, 삶으로 나타나는 빛과 소금된 신앙이 더 중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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