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잠
잠을 많이 잔다고 야단을 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4당5락(四當五落), 즉 4시간만 자면서 공부하면 합격, 5시간을 자면 불합격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최근 ‘잠에 관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5일 동안 매일 6시간 수면을 취한 사람과 24시간 잠을 자지 않은 사람의 인지반응능력이 동일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미국의 17세 고등학생 랜디 가드너가 수면 중단 실험에 참가했습니다. 11일(264시간) 동안 깨어 있었는데, 5일째에는 정신분열과 환각에다가 방향감각까지 잃었고, 7일째에는 운동기능 상실과 발음도 잘되지 않았습니다. 쥐에게도 15일간 강제로 잠을 못 자게 했더니 종양이 생기고,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죽었습니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잠이 부족하면 ‘나쁜 습관 제어능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회사 면접 전날 잠을 못자면 평소에 가지고 있던 나쁜 습관이 면접 과정에서 대부분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뇌의 활동능력 및 효율성이 떨어지는 까닭인데, 잠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은 혈중 알콜 0.1%의 음주한 사람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또한, 잠과 치매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어서 40~50대가 만약 10~20년 동안 부족한 수면이 누적되면 뇌에 데미지가 생겨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잠을 자지 않으면 편집증, 공포증, 정신증, 과체중, 당뇨, 심장병, 피해망상증세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2013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사람은 자는 동안 불필요한 기억을 제거하고 중요한 기억을 저장합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야 하는 것이지요.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 역시 하루에 7~8시간을 자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인슈타인은 하루 10시간을 잤다고 합니다. 컴퓨터, 핸드폰, TV를 줄이고 잠을 자야 일과 공부의 능률이 오르게 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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