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교회
우리 교회는 참 불편한 교회입니다. 외형적으로는 정식 예배당도 없는데 현재 예배하는 장소가 너무나 좁고 제약이 많습니다. 점심 식사만 하더라도 야외에서 배식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광야교회처럼 언제든지 움직이라면 움직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행정 시스템도 구성하는 중이고, 교육부서도 갖춰 가는 중입니다.
가정교회가 불편합니다. 매주 평일에 모이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깊게 교제하는 것이 불편합니다. 신약적인 교회의 모습이라고 하니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목사도 불편합니다. 제 설교는 늘 특별할 것 없지만 막상 설교한 대로 살아보려고 하면 포기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니 설교도 불편하고 그 설교를 매주 하는 목사는 더 불편합니다.
그러고 보면 교회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길 바로 ‘그 길’이 불편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불편한 십자가를 지셨고 제자들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를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냥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십자가를 지라니요. 그나마 따르는 길이 신작로면 좋을 텐데 외려 ‘좁은 길’(마 7:13)로 가라고 하십니다.
우리 모두는 머지않아 예외 없이 하나님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신 인생을 셈하실 것이 분명합니다. “어떻게 살다 왔느냐?” 하고 물으실 때, 불편하게 살다 왔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편하게 예배만 왔다 갔다 했다고, 섬김을 받기만 하다 왔다고, 싫은 소리 듣지 않고 평안하게 지내다 왔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뭐라고 말씀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평가하실 때, “삶은 고단하고 불편했지만 예수님의 몸된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려고 몸부림치다 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애썼다. 내가 다 안다.” 하고 칭찬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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